안군 증도면에는 우리나라 최대 갯벌염전이 펼쳐져 있다. 하얀 마분지에 바둑판처럼 선을 그어 접었다 펼쳐놓은 듯한 염전 풍경은 전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될 만한 곳이기도 하다. 한때 화학소금에 밀려 천일염, 갯벌소금의 생명
가치에 문외한 이였던 우리들은 염전과 염장인들을 천대해왔었다. 염전을 갈아엎고 골프장을 지어야한다고 주장한 고위공직자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슬로시티연맹의 관계자들은 갯벌염전의 세계적 가치에 주목했다. 그들은 갯벌염전은 세계 인류의 생명을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그 가치를 인정했다. 이것이 신안군 증도면이 세계슬로시티로 지정받게 된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이뿐만 아니라 증도면에는 국내 유일한 소금힐링센터인 소금동굴과 소금레스토랑, 소금박물관이 있다. 소금의 역사와 효용성과 가치를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작지만 거대한 공간이다. 그 옛날 소금창고로 쓰이던 버려진 창고를 개조해 소금박물관으로 만든 것 역시 슬로시티 정신에 부합되는 일이다. 지금 이 건물은 소유주의 노력 덕분에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았다. 사실 건물 소유주의 입장에서는 문화재로 지정되면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를 상실한 셈이 된다. 그렇지만 인류의 공동재산인 갯벌 염전을 지켜내고, 더 많은 이들에게 천일염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한 선택인 것이다. 전국 갯벌의 50%가 사라진 지금 갯벌과 염전 그리고 습지가 공존하는 증도는 자연의 생명을 담은 세계적으로 희소가치가 높은 슬로시티라고 할 수 있다.